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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9. 02:55
지난 월,화,수요일에 작년 8월에 가지 못했었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원래 계획이 없긴 했지만 갑작스레 부산에 내려가야만 할 일이 생겨버려서 일요일에 부산으로 내려갔었다.
정작 볼 일은 월요일날 다 끝내버려서 부산에 있을바에 서울에 있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화요일 새벽에 다시 서울로 출발했다.
어두컴컴한 고속도로를 아무 생각없이 달리고 있다가 이대로 휴가를 넘겨버리긴 괜히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디 가볼까..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일출을 보러가면 시간이 맞겠다 싶어서,
무작정 찾아간 곳은 포항 호미곶.
뭐.. 워낙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곳이라서 더 이상 설명을 안해도 될 듯..ㅎㅎ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까지 가서 경주에서 포항으로 빠져서 포항 시내를 거쳐서 호미곶으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포항 시내는 을씨년한 분위기로 뒤덮혀 있었다. 워낙 공장도 많은 곳이라서 더 그랬나..
포항 시내를 거쳐서 호미곶으로 가는데 약 20km는 꼬불꼬불한 편도1차선의 해안도로.
예전에 노고단에 갈 때 정말 길이 꼬불꼬불하다고 느꼈었는데 호미곶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어두컴컴한 밤에 혼자 운전하면서 가다보니 더 힘들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2시간여를 달려서 도착하니 새벽 3시 반.
날씨가 정말 추웠다. 몸이 저절로 떨린다.
한밤중의 파도소리라.. 뭔가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다.
해가 뜨려면 6시는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깐동안 잠을 청했다.
이쯤되면 청승맞단 소리가 안나올 수가 없다. 후훗.

무덤에서 귀신이 손내미는 것 같다. 무섭다 -_-; (발로 찍은듯한 사진)



담요 뒤집어쓰고 어설프게 잠을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모닝콜이 울리는 소리에 잠이 깬건 대략 7시쯤..
어느덧 세상을 밝아지고 있었다.

저기서 해가 뜨는 건가. (발로 찍어도 이보단 나을 듯 -_-;)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나도 떡진 머리와 꺼뭇한 수염, 반쯤 풀린 눈과 함께 코트를 여미고 찬바람을 맞으러 나갔다.
난생 처음 해돋이라 아무래도 마음이 설래이는지 한동안 정신없이 바라보다가 셔터를 찰칵거렸다.
추워서 손이 떨렸는지.. 원래 수전증이 있었는지.. 사진이 죄다 엉망이다. 후훗.
아침의 파도소리는 한밤중의 그것과는 달리 상쾌하다. 경쾌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 때 나는 자리를 떴다.
혼자서 일출을 맞이하고 싶진 않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침 햇살을 받으며 그 꼬불꼬불한 길을 다시 돌아갔다.
어두울 때는 몰랐는데 그 길 옆으로는 모두가 바다였다. 아침 햇살을 머금한 아침의 동해 바다.

상쾌한 아침의 바다



가끔은.. 충동적으로 무작정 어디론가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